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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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무서워만 말고 포용하자’ 디자이너들 태도 변화

    AI를 창조적 협동자로 바라보며 테크의 개발에 보조를 맞춰

    권위 있는 그래픽 디자인 월간지 <프린트(PRINT)>가 한 최근 기사에서 점차 보다 많은 프리랜스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인공지능(AI)을 디자인 과정에 수용하기 시작하는 추세라고 보도했다.최근까지만 해도 크리에이티브 부문에서 일하는 디자이너들은 작년 가을부터 본격화된 생성형 AI 테크의 대중적 배포 이후 인공지능이 창조 작업을 하는 인간의 일자리를 앗아갈 것이란 막연한 공포심과 혐오감에 비롯된 저항적 태도를 보여왔던 게 사실이다.그러나, 최근 독일의 디자인 대행 플랫폼인 ‘99 designs’가 실시한 한 설문 조사 결과 상업용 로고 디자인에서 방대한 브랜딩 프로젝트에 이르는 광범위한 크리에이티브 비즈니스 부문에서 프리랜스 디자이너들이 AI를 창조 과정의 일부로써 도입하는 AI-개방적 태도로 돌아서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나 AI는 크리이에티브들을 위한 작업 동반자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전 세계 135개 국가에서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그래픽 디자이너 1만 명을 대상을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절반 이상(52%) 응답자는 이미 생성형 AI를 작업에 응용 중이라고 대답했다. 이는 단지 AI 모델로 재미 삼아 끄적대거나 탐색하는 수준이 아닌 실제 결과물에 적용하는 단계를 뜻하며, 특히 아이디어 브레인스토밍, 단순 반복 작업 처리, 그래픽 복사 처리 작업 효율화에 유용하다고 평가됐다.AI를 활용한 작업 효율성은 비용 절감에도 도움을 준다. 디자이너들은 AI 모델 사용 후 작년 보다 제작 비용을 45%까지 절약할 수 있다고 응답해 당분간 생성형 AI 기술은 크리에이티브 분야에 새로운 창조적 영감과 작업 및 비용적 효율성을 제시해 줄 툴(tool)로 이해되고 있다.AI가 창조 분야 직업인들의 고용 안정성을 파괴하고 창조 산업계의 구조를 재편할 디스럽트(disrupt)적 혁신인 것은 분명하다. 다만, 고작 1년 전만 해도 디자이너들이 AI를 파괴적이고 위협적인 경쟁 상대라며 견제했던 것과 대조적으로 올해 들어 AI를 창조적 협동자로 바라보며 테크의 개발 및 진보와 보조를 맞춰나가며 기술 향상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설문 응답자 중 80%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AI가 미래 수입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88%라는 압도적인 응답자는 경쟁력을 위해 새 혁신 기술을 습득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응답자의 33%는 AI로 인해 수입원을 잃을 가능성을 우려하지만 47%는 AI가 수입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자료 출처: PRINT기사 위치: https://www.printmag.com/ai/from-hesitancy-to-hope-how-freelancers-are-embracing-ai/*모든 인포그라픽 출처: /99 Designs/PRINT 

    2024-11-183
  • 구겐하임 미술관 아이덴티티 리뉴얼

    그래픽 디자이너 해리 피어스(Harry Pearce)의 작업

    1937년 발족한 이래 서양 근현대 미술의 봉화 역할을 한 구겐하임 미술관의 설립 주체인 솔로몬 R. 구겐하임 재단(Solomon R. Guggenheim)이 다국적 디자인 자문 기업인 펜타그램(Pentagram) 출신의 그래픽 디자이너 해리 피어스(Harry Pearce)의 작업을 거쳐 새로운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선보였다. 구겐하임은 2000년대가 열리자마자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과 이탈리아 베니스 페기 구겐하임 컬렉션을 넘어 스페인 빌바오와 구겐하임 아부다비 위성 미술관 개장을 연달아 추진하며 이른바 전 세계 주요 도시에 위성 미술관을 설립해 지역 경제 재활과 관광산업 양성에 기여하는 ‘글로벌 뮤지엄’ 컨셉을 처음 개척하며 21세기 미술관 붐 시대를 이끌었다.오늘날 미국의 거장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설계한 그 아이콘적 나선형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본관에서 프랭크 게리가 디자인한 파격적이고 대담한 빌바오 미술관 건물은 구겐하임 미술관들 내부에 전시되는 값진 미술품에 못지않게 건축물 자체로 드높은 문화적 가치를 발휘하는 시각적 ‘브랜드’ 역할을 담당한다.전 세계에 산재해 있는 구겐하임 재단 소속 미술관들에게 일치된 시각적 아이덴티티를 부여해 온 구겐하임 아이덴티티는 1982년에 마시모 비넬리(Massimo Vignelli)가 창조했고, 이어서 2013년에 애벗 밀러(Abbot Miller)가 재디자인해 오늘날까지 사용돼 왔다. 그로부터 약 사반세기가 지난 최근인 2024년 11월 7일에 새로 론칭한 최신 아이덴티티 디자인은 구겐하임 재단 사내 전문가단, 제인 웬트워스(Jane Wentworth Associates)의 전략 자문, 펜타그램의 피어스가 이끄는 디자인팀의 협업을 거쳐 탄생했다.새 구겐하임 로고(GUGGENHEIM)와 비주얼 아이덴티티 디자인이 주는 첫인상은 단순간결성이다. 구겐하임 미술관이 20세기 근대미술을 전시하고 소장하는 데에서 출발한 미술 기관인 만큼 기하학적인 서체로 심플하지만 권위 있는 분위기를 전달한다. 특히, 미술관 이름 속에 세 자나 포함돼 있는 ‘G’심벌을 추상적이면서도 모듈러하게 디자인해 인쇄와 디지털 환경 모두에서 강한 브랜드 인지력을 느끼게 한다.‘구겐하임 산스(Guggenheim Sans)’로 이름 된 이 주문제작 서체는 라스무스 안데르손(Ramus Adersson)이 디자인한 오픈소스 인터(Inter)체에 프레이페어(Playfair)체의 요소들을 결합시켜 제작된 영문 알파벳 텍스트는 시각적으로 힘과 위엄을 자아낸다. 또, 구겐하임 아부다비 별관을 찾는 아라비아어권을 포함한 글로벌 관객들의 가독성과 시각적 친숙성을 독려하기 위해 알파벳과 아랍어 문자 공히 서체꼴의 기하학적 요소를 강조해 디자인한 것도 특징적이다. 그래픽 디자이너 피어스는 구겐하임 미술관 안팎을 두루 장식할 각종 포스터와 표지에 기용될 서체들을 ‘심플’하면서도 건축, 미술관 전시 공간, 미술 작품을 압도하지 않으면서도 우아하고 다이나믹한 인상을 표현하는 것이 프로젝트의 목표였다고 말한다.유서 깊은 문화유산의 보고로서의 권위, 현대적이면서도 만인에게 열려있는 문화 공간으로서의 구겐하임 미술관의 운영 철학을 대중과 시각적으로 소통할 것을 목표로 론칭된 글로벌 구겐하임 미술관 기관의 시각 아이덴티티는 구겐하임 재단이 사용하는 모든 인쇄물(인쇄・디지털)과 뮤지엄숍 머천다이즈에 사용될 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이 다운로드 받아 사용할 수 있도록 오픈소프 서체로 배포할 계획이라고 한다.*뉴스 출처: Creative Boom 

    2024-11-183
  • 레고가 제안하는 2025년은 실내 화초와 꽃꽂이의 해

    특별 보태니컬 세트 론칭

    덴마크의 플라스틱 벽돌 집 짓기 장난감 제조업체 레고(LEGO)가 다가올 새해를 맞아 2025년 특별 보태니컬 세트를 론칭한다.레고가 식물과 화초를 영감으로 한 제품을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업체는 지난 2021년에 레고 보태니컬 컬렉션(The LEGO® Botanical Collection) 시리즈를 처음 론칭하고 레고 꽃다발(부케)과 분재 화분을 처음 소개한 후 밸런타인데이, 어머니날, 크리스마스 등 선물로써 꽃이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절기에 맞춰 신제품을 출시해왔다.2025년 새해 첫날인 1월 1일 정식으로 전 세계 장난감 소매 매장과 온라인 숍에서 출시 계획인 ‘레고 보태니컬스(LEGO Botanicals)’ 4종 세트는 현대인들의 가정 실내에 실물과 진배없는 화초와 꽃 장식물로 식물테라피 효과를 제안한다.레코 보태니컬스 시리즈 중 첫 출시 제품은 레고 보태니컬스 ‘프리티 핑크 플라워 부케(Pretty Pink Flower Bouquet)’(가격 미화 59,99달러) 상자 속에는 다양한 종의 꽃이 달린 꽃대 15개와 다양한 모양의 이파리가 담겨 판매된다. 소비자는 원하는 대로 조립식 플라스틱 꽃과 이파리를 붙이고 떼며 조절해 독특한 꽃다발을 창조할 수 있다.일본식 분재 화초를 본 딴 레고 ‘보태니컬스 미니 오키드(Mini Orchid)’는 그 보다 저렴한 가격대(소매가 29,99 달러)는 가벼운 테라코타 화분에 만개한 난 꽃 5개와 곧 만개를 앞둔 꽃봉오리가 달린 난초 모양을 하고 있다. 유사 목재 받침대도 이 제품에 포함 판매된다.동양의 풍수사상에 매료돼 인테리어 장식에 직접 응용하는 인구가 점점 많아지고 있는 현대 소비자 문화를 반영해 레고 보태니컬스 ‘행운 대나무(Lucky Bamboo)’ 화분은 고요하고 명상적인 실내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한다. 세트 상자에 포함된 원형 화분, 3대의 서로 다른 높이의 분재 녹색 대나무 대, 조립식 줄기와 이파리, 흰 장식용 조약돌을 창조적으로 구성할 수 있다.끝으로 이 레고 보태니컬스 꽃 장식 만들기 시리즈의 하이라이트 제품이자 가격이 가장 비싼 ‘꽃꽂이(Flower Arrangement)’(가격 199,99달러) 서양화 속 꽃 정물화를 연상시키는 다채로운 색상으로 만개한 다양한 꽃 종들을 한 꽃병에 꽂아 정리한 꽃꽂이 장식품이다. 사용자는 레고 보태니컬스 시리즈 세트 전종에서 사용된 레고 특유의 조립식 똑딱이 핀 시스템을 자유자재로 활용해 꽃꽂이 전문가적 창의력을 한껏 발휘할 수 있다.*기사 출처: CreativeBoom 

    2024-11-184
  • 애플 디자이너 조너선 아이브, 그는 요즘 무엇을 디자인하나?

    클라이언트를 위한 즐겁고 보람 있는 협업

    조너선 아이브가 유명 아우터웨어 패션 브랜드 몽클레어(Moncler)와 협업해 그의 디자이너 경력 최초로 어패럴 디자인에 도전했다. 몽클레어의 의류 제조 노하우와 조니 아이브의 산업 디자인적 접근 방식이 결합된 실험적 컬렉션을 탄생시켰다.약 30년 가까이 근무하면서 애플이 세계적 소비자 첨단 가전제품 기업으로 거듭나기까지 중요한 기여를 한 전(前) 애플(Apple)의 수석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Jony Ive, 조너선 아이브의 애칭)가 2019년 6월 28일을 부로 애플을 퇴사한 이후, 그는 러브프롬(LoveFrom)이라는 디자인 에이전시를 차리고 다양한 클라이언트와 협업해 오면서 ‘무엇을 디자인하는가 보다 어떤 클라이언트를 위해 디자인하는가에 더 중점을 둔 즐겁고 보람 있는 협업’을 추구한다.심플하지만 다용도로 겹쳐 입을 수 있는 실용적인 ‘아이브 디자인’ 재킷은 3단 ‘셸(shell)‘ 레이어 — 코어 안 재킷, 필드 재킷, 폰초 — 로 구성돼 있다. 맨 안에 입거나 홀로 착용할 수 있는 코어 자켓은 연노랑과 미색으로 제공된다. 그 위에 덧입을 수 있는 칼라 달린 필드 자켓은 연파랑색과 녹색으로 제공된다.그 위에 덧입을 수 있는 폰초 스타일의 후드 재킷은 몽클레어 브랜드가 새겨진 자석 접탈착식 듀오(Duo) 버튼으로 특유의 ‘클릭’ 소리와 함께 상쾌하게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산업 디자이너 다운 착상이다. 제일 바깥에 덧입는 폰초는 옅은 산호색으로 제공된다.몽클레어는 아이브의 디자인 비전을 충실히 실물로 실현하기 위해 초대형 직조기계로 짠 원단으로 재봉선 없이 직물 한 폭으로 한 벌을 재단하는 기술을 사용했다. 또, 이 콜라보를 위해 타슬란(Taslan) 특수 가공사를 사용해 봉제해 자연스러운 옷 흐름을 연출했다고 한다.아이브는 그의 동료이자 유명 산업 디자이너 마크 뉴슨(Marc Newson)과 협업해 거대한 통 다이아몬드 반지를 디자인했다. 이 반지는 디자인 마이애미 박람회에서 소더비 경매 행사를 통해 한 익명의 낙찰자가 미화 25만 6,250 달러(우리 돈 약 3억 5,000만 원)에 구입해 간 화재의 디자인으로 경매 수익은 RED 에이즈 자선 단체에 기부됐다. 이 통 다이아몬드는 인공 다이아몬드를 사용해 지속 가능한 다이아몬드 주얼리 업계의 새 출발을 대중에 홍보하는 효과를 거뒀다.2023년 초, 영국 왕실은 아이브에게 찰스 3세 국왕의 즉위식을 기해 기념 국왕 로고 디자인을 의뢰했다. 아이브는 온화한 영국 왕실의 지배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유니언잭 국기에 등장하는 청적백 3색의 꽃문양과 2차원적인 모던한 서체와 그래픽으로 새로운 카롤링거 제국 시대를 구현했다.이어서 2023년 7월, 아이브는 오디오 브랜드 린(Linn)가 1972년에 출시한 ‘손덱 LP12(Sondek LP12)‘ 턴테이블이 탄생한지 50주년 되는 해를 기념해 독일 브라운(Braun)의 가전과 그가 디자인한 애플 아이폿(IPod)의 스테인레스 레이저 광택 미학을 가미해  21세기적으로 업그레이드한 ‘손덱 LP12-50’을 선보였다.최근 아이브는 챗GTP를 개발한 테크 기업 오픈AI와 협업하고 생성 AI 모델을 가전제품화할 수 있는 하드웨어 디자인 개발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Courtesy: Moncler, Courtesy: LoveFrom

    2024-10-245
  • 초현실주의 인테리어 디자이너도 재탄생한 살바도르 달리의 미술

    파리에서 만나는 살바도르 달리의 가구 디자인

    올해는 20세기 초 유럽 미술 사조의 중요한 한 맥을 형성한 초현실주의 운동이 탄생한지 100년이 되는 해로, 올 2024년 연초부터 1924년에 동시에 초현실주의를 선언한 두 도시 — 프랑스 파리와 벨기에 브뤼셀 — 에서는 초현실주의 미술 운동을 재조명하고 전 세계 주요 미술관과 개인 소장처에 산재해 있는 초현실주의 거장 화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아 대중에게 공개하는 특별 전시들이 대거 개막했다.특히 프랑스에서는 올 8월 파리 올림픽 경기 폐막 후 퐁피두센터 임시 폐관에 들어가 오는 2025년부터 5년 동안 대대적인 건축 보수 및 리모델링에 들어갈 계획이다. 1977년 렌조 피아노와 리처드 로저스의 설계로 전위적 포스트모던 건축 양식을 자랑했던 옛 퐁피두센터는 내년부터 프랑스 건축사무소 모로 쿠수노키(Moreau Kusunoki Architectes)와 멕시코의 프리다 에스코베도 스튜디오(Frida Escobedo Studio)의 개입 및 재설계될 예정이다. 2024년 하반기 퐁피두센터 임시 전시장에서는 최근 9월5일~14일 열흘 동안 열린 파리 디자인 위크(Paris Design Week) 행사 기간 동안 갤러리 포지(Galerie Poggi)가 기획 전시한 ‘살바도르 달리의 가구’ 전시회를 연장 전시하고 초현실주의 회화의 최고 록스타 달리가 직접 디자인했거나 그의 미술 양식에 영감 받은 디자이너들의 초현실주의풍 인테리어 디자인을 대중에게 공개한다. 이 전시회는 살바도르 달리를 비롯해 안토니 가우디와 오스카 두스케츠의 가구를 제작해 온 스페인의 유명 가구 제조사 ‘BD 바르셀로나 디자인’과 인테리어 건축가 겸 기획자 호안 마데라(Joan Madera)의 협력으로 구성됐다.이 전시의 간판적 작품이자 대중적 지명도 높은 작품은 단연 ‘살리바(Saliva)‘ 소파다. 빨간 입술 모양을 한 보카 소파는 달리의 회화 작품 속에 등장한 여배우 메이 웨스트(May West)의 입술 모양에서 영감을 받아서 메이 웨스트 소파라고도 불리는 그 20세기 디자인사 속 아이콘이다.달리가 초현실주의 컬렉터 겸 후원자이던 영국인 에드워드 제임스(Edward James)의 주문을 받아 1938년에 디자인해 ‚보카(Bocca)‘라 이름 한 빨간색 모더니즘 가구는 본래 달리가 초현실주의적 표현 양식의 승리를 과시할 의도로 디자인된 실내 장식용 조각 작품이었다. 1972년부터 BD 바르셀로나 디자인 사에서 폴리스타이렌 합성 소재로 생산 판매돼오고 있다.또, 달리는 여러 편의 의자를 디자인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사람이 앉은 모습을 따 수공한 의자 외면을 양피로 덮고 의자 등받이 위에 램프를 단 ‘보이지 않는 인물(Invisible Personage, 1935년)’ 안락 의자는 그의 회화 작품 ‘싱귤러리티(Singularities)’에 묘사됐던 의자를 실물로 만든 것이다. 스틸레토 신발을 신은 팔걸이의자 ‘레다(Leda)‘와 램프 기둥을 색바랜 뼈로 이어놓은 듯 수공제작한 ‘물레타스(Muletas, 투우사가 쓰는 막대에 매단 붉은색 천)‘ 조명도 그의 그림 속 오브제를 조각으로 구현한 대표작들이다.달리가 고가의 희귀한 수공 조각과 인테리어 디자인 오브제 만을 디자인한 것은 아니다. 달리는 1960년대 팝 아트에도 깊은 영향을 끼친 대중적 고급 예술가이기도 했는데, 오늘날도 현대인들이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의 계산대 근처나 사탕류 선반에서 늘 발견하는 츄파춥스(Chupa Chups) 포장지를 디자인한 장본인은 다름 아닌 살바도르 달리였다.고급 미술도 얼마든지 대중적으로 어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독특한 외모, 캐릭터, 자기 홍보가 위대한 미술 작품을 창조에 못지않는 성공의 필수 요건임을 입증한 20세기 화가의 한 전형(archetype)인 달리의 디자인은 이후 앙드레 퓌뜨망(Andrée Putman)시로 구라마타(Shiro Kuramata), 필립 스탁(Philippe Starck)에게 계승됐다. 

    2024-10-147
  • 폴크스바겐, 이젠 종합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VW 비밀 레시피 ‘게뷔르츠 케첩’, 미국 시장에서 출시

    전설의 ‘비틀(Beetle)’과 ‘골프(Golf)” 모델로 잘 알려져 있는 독일의 자동차 제조업체인 폴크스바겐(Volkswagen Group, 이하 VW)이 종합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거듭나며 올가을 미국 식료품 시장에 VW 브랜드가 달린 케첩을 본격 출시했다.올해는 VW 자동차가 미국 차 시장에 진출해 자동차 수출하기 시작한 지 75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며 VW 미국 법인은 미국 고객 대상 VW 라이프스타일 숍이자 기업 머천다이즈 플랫폼인 ‚드라이버기어(DriverGear)‘에서 9월 23일부터 하정 수량의 VW표 케첩 판매에 들어갔고, 제품이 출시되자마자 열성 VW팬들이 싹쓸이 구매해 갈 정도로 선풍을 일으켰다.폴크스바겐 자동차 사가 오래전부터 자사에서 근무하는 29곳 임직원 구내식당에 공급하는 각종 식료품을 1973년부터 구내식당 주방에서 직접 수제 생산해왔다는 사실은 독일인들 사이에서 널리 알려져 있는 상식이자 기업 전통이다. 실제로 1년 전인 2023년 8월, VW은 구내식당 최고 인기 메뉴인 VW표 ‘커리부르트스(Currywurst)’ 카레맛 소시지 탄생 70주년을 기념해 2021년부터 구내식당 채식주의화 정책에 따라 메뉴에서 사라졌다가 재도입됐다. VW표 소시지는 기업의 육체와 영혼을 위한 소울푸드의 지위를 누리는 국민음식인 만큼 VW 구내식당 수제 식료품은 일반 소비자들도 독일의 일반 슈퍼마켓에서 구입할 수 있다.VW 소시지를 비롯한 VW 구내식당 내 식탁마다 놓여있는 필수 양념은 바로 ‘게뷔르츠(Gewürz) 로 불리는 VW표 독일식 케첩이다. 특히 VW 소시지는 겨자보다 게뷔르츠 케첩에 찍어 멋어야 제맛이다. 커리부르스트 소시지를 찍어 먹을 수 있도록 1996년에 소개됐는데, 미국식 케첩보다 달큰하고 오묘한 향신료 맛이 특징이다.VW 브랜드 마케팅 및 소비자 경험 부서 측은 이번 VW표 ‘게뷔르츠 케첩’의 미국 식료품 시장 출시는 기다리던 신차를 구매해 운전하는 차주의 마음을 식탁 위 필수 양념 한 병에 담아 전달하는데 성공한 PR 캠페인이라고 자평한다. 

    2024-10-077
  • 보테가 베네타가 ‘빈 백’ 의자 다시 디자인하다

    보테가 베네타 x 자노타 협업 _ ‘동물’ 테마 빈 백 의자 15점

    내년 2025년 춘하 복장 유행을 미리 제시한 올 가을 밀라노 패션 위크(2024.9.17~9.23) 행사에서 유독 방문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행사는 보테가 베네타가 기획한 동물 테마의 ‘빈 백 의자(Bean Bag)’ 전시회였다.오늘날 빈 백(Bean Bag)으로 알려진 의자는 본래 1968년에 페에로 가티(Piero Gatti), 체자레 파올리니(Cesare Paolini), 프란코 테오도로(Franco Teodoro)가 고안한 자노타가 생산한 20세기 고전적 의자 ‘사코 팔걸이 의자(Sacco armchair)’다. 동심과 동화적 상상력만큼 인류 보편적으로 공히 성인과 어린이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정서가 또 있을까? 이번 밀라노 패션위크에서 선풍을 일으킨 보테가 베네타 x 자노타 협업 동물 테마 빈 백 15점은 가죽 명품 브랜드 보테가 베네타와 이탈리아 가구 제조업체 자노타(Zanotta)가 협업 끝에 동물을 테마로 한 21세기에 맞는 유희적이고 감성적인 가구로 재해석해한 것이다.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보테가 베네타 X 자노타 협업 ‘빈 백 의자’ 전시회를 기획한 마티외 블라지(Matthieu Blazy)는 반려동물이 인간의 사회적 관계가 정서적 삶에 깊숙이 침투한 오늘날, 반려 동물과 농가 가축인 개, 고양이, 토끼, 닭 등과 동화책 상상 세계 속 의인화된 공룡, 고래, 여우, 딱정벌레 등 15종 동물을 유쾌하고 친근한 인간의 최고 친구임을 안락하고 포근한 의자에 담았다. 고급 이탈리아 명품 패션 브랜드를 20세기 이탈리아의 디자인 아이콘과 한데 엮어 보테가 베네타를 세계적 디자인 역사와 전통 맥락 속에 통합시키는 동시에 재기 발랄한 브랜드로서 소비자 뇌리를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남겼다.가죽 제품 명가의 명성에 걸맞은 최고급 가죽 원단을 사용했으며 각 제품에는 보테가 베네타 특유의 시그니처 인트레차토 손잡이를 부착해 의자를 끌 수 있도록 설계됐다.이번 밀라노 패션 위크 행사 전시장에서 동물 당 2점 한정 수량 드롭 판매에서 완판되며 인기 대박을 확신한 보테가 베네타는 패션 위크 행사 마감 직후 보테가 베네타 웹사이트에서 온라인 출시됐다. 동물 테마 보테가 베네타 X 자노타 ‘빈 백’은 개당 소비자 가격 6,000~8,000 유로(우리 돈 약 900~1,200만 원)에 판매된다. 

    2024-10-0411
  • 20세기 근대 디자인의 아이콘 프랑크푸르트 주방(Frankfurter Küche)

    바우하우스 건축가 마그레테 슈테-리호츠키 아파트 복원

    2024년 9월 25일, 오스트리아 빈에 자리한 마가레테 슈테-리호츠키 센터(MSL Zentrum)에서 20세기 근대 디자인의 아이콘적 업적인 프랑크푸르트 주방(Frankfurter Küche)이 건축가가 거주하며 사용했던 옛 주방 모습 그대로 복원 작업을 마치고 일반 관객에게 공개됐다.마가레테 슈테-리호츠키(Margarete Schütte-Lihotzky, 1897~2000년)는 19세기 말 오스트리아 태어나 독일 바우하우스 근대 디자인 운동에 가담하기 시작해 2000년에 향년 103세로 세상을 뜰 때까지 빈 정부 공공 주택, 공동체와 직장 여성을 위한 설비 공간, 학교와 유치원 등 실용적 건축 및 공간 창조 활동에 헌신했던 20세기 여류 건축가다.슈테-리호츠키가 건축가로 활동하다 생을 마감한 빈 제5구역 프란첸스가쎄 16번지(Franzensgasse 16) 제40호 아파트는 2년 전인 2022년 10월, 크리스티네 츠빙글(Christine Zwingl, 현 MSL Zentrum 관장)과 레나테 알마이어-벡(Renate Allmayer-Beck) 두 건축가의 복원 작업 끝에 그녀의 생전 살았던 아파트 구조와 인테리어를 옛 모습 그대로 새단장하고 MSL 첸트룸이라는 역사적 건축 유산 겸 시립 박물관 기관으로 개관됐다.슈테-리호츠키는 20세기 초 유럽에서 건축이라는 남초적 직업 분야에 뛰어든 초기 몇 안 되는 여성 건축가로서 1920년대 비엔나 정착민 운동(Wiener Siedlerbewegung)에 가담해 빈민 계층의 거주 및 식생활 환경 개선에 앞장선 사회운동가이기도 하다. 제2차 세계대전기 나치 정권 하에서 공산주의라는 이유로 감옥수 생활도 했으나, 전후 20세기 반세기 동안 특히 러시아, 중국, 터키 등 해외에서 정력적인 건축・디자인 교육, 공공건설사업 자문, 후학 양성으로 공적을 쌓았다.슈테-리호츠키는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성장해 건축가로 바쁜 여성이었던 만큼 요리에 문외한이었음은 건축사에 잘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오늘날 건축디자인사((史)에서 그녀를 근대식 프랑크푸르트 주방의 창조자로 서술하게 된 때는 도시화, 경제공황, 초인플레 등 극심한 경제난으로 허덕이던 1920년대 말,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추진된 뢰머슈타트 지들룽(Römerstadt Siedlung) 빈민 공영주택 건설 사업에 참여한 그녀는 당시 도시 독일 여성들의 형편과 평균 체형을 고려해 6.5평방미터 즉, 약 2평 남짓 되는 작은 공간 안에서 동선을 최소화하고 가급적 많은 주방기구나 식재료를 정연하게 수납할 수 있는 근대식 부엌을 설계했다.이번 MSL 첸트룸 센터에 복원된 프랑크푸르트 주방에는 건축가가 선호했던 녹색 벽지, 주황색 아라비아풍 타일 벽면, 한쪽 벽면을 차지하는 발코니측 커다란 2단 목재 창틀 유리창, 수납 서랍과 찬장을 원래 모습 그대로 재현했을 뿐만 아니라 노년에 접어든 작은 체구의 그녀가 부엌에서 앉아 활동할 수 있도록 보완수정한 서랍식 작업대의 모습도 볼 수 있다.프랑크푸르트 주방을 창조한 바로 그 건축가가 살던 아파트에 원형 그대로 복원된 프랑크푸르트 주방은 단지 이 MSL 센터 방문객들이 눈으로 관람할 수 있는 전시품뿐만 아니라 동시에 냉장고, 싱크대, 전기 레인지에 이르기까지 모든 기구와 설비가 실제 작동하는 사용 중인 부엌이라고 츠빙글 관장과 알마이어-벡 담당 건축가는 강조한다.  

    2024-09-2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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