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생활 속 소소한 즐거움이 깃든 물건, 사람, 생각을 디자인에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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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 디자이너 조너선 아이브, 그는 요즘 무엇을 디자인하나?

    클라이언트를 위한 즐겁고 보람 있는 협업

    조너선 아이브가 유명 아우터웨어 패션 브랜드 몽클레어(Moncler)와 협업해 그의 디자이너 경력 최초로 어패럴 디자인에 도전했다. 몽클레어의 의류 제조 노하우와 조니 아이브의 산업 디자인적 접근 방식이 결합된 실험적 컬렉션을 탄생시켰다.약 30년 가까이 근무하면서 애플이 세계적 소비자 첨단 가전제품 기업으로 거듭나기까지 중요한 기여를 한 전(前) 애플(Apple)의 수석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Jony Ive, 조너선 아이브의 애칭)가 2019년 6월 28일을 부로 애플을 퇴사한 이후, 그는 러브프롬(LoveFrom)이라는 디자인 에이전시를 차리고 다양한 클라이언트와 협업해 오면서 ‘무엇을 디자인하는가 보다 어떤 클라이언트를 위해 디자인하는가에 더 중점을 둔 즐겁고 보람 있는 협업’을 추구한다.심플하지만 다용도로 겹쳐 입을 수 있는 실용적인 ‘아이브 디자인’ 재킷은 3단 ‘셸(shell)‘ 레이어 — 코어 안 재킷, 필드 재킷, 폰초 — 로 구성돼 있다. 맨 안에 입거나 홀로 착용할 수 있는 코어 자켓은 연노랑과 미색으로 제공된다. 그 위에 덧입을 수 있는 칼라 달린 필드 자켓은 연파랑색과 녹색으로 제공된다.그 위에 덧입을 수 있는 폰초 스타일의 후드 재킷은 몽클레어 브랜드가 새겨진 자석 접탈착식 듀오(Duo) 버튼으로 특유의 ‘클릭’ 소리와 함께 상쾌하게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산업 디자이너 다운 착상이다. 제일 바깥에 덧입는 폰초는 옅은 산호색으로 제공된다.몽클레어는 아이브의 디자인 비전을 충실히 실물로 실현하기 위해 초대형 직조기계로 짠 원단으로 재봉선 없이 직물 한 폭으로 한 벌을 재단하는 기술을 사용했다. 또, 이 콜라보를 위해 타슬란(Taslan) 특수 가공사를 사용해 봉제해 자연스러운 옷 흐름을 연출했다고 한다.아이브는 그의 동료이자 유명 산업 디자이너 마크 뉴슨(Marc Newson)과 협업해 거대한 통 다이아몬드 반지를 디자인했다. 이 반지는 디자인 마이애미 박람회에서 소더비 경매 행사를 통해 한 익명의 낙찰자가 미화 25만 6,250 달러(우리 돈 약 3억 5,000만 원)에 구입해 간 화재의 디자인으로 경매 수익은 RED 에이즈 자선 단체에 기부됐다. 이 통 다이아몬드는 인공 다이아몬드를 사용해 지속 가능한 다이아몬드 주얼리 업계의 새 출발을 대중에 홍보하는 효과를 거뒀다.2023년 초, 영국 왕실은 아이브에게 찰스 3세 국왕의 즉위식을 기해 기념 국왕 로고 디자인을 의뢰했다. 아이브는 온화한 영국 왕실의 지배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유니언잭 국기에 등장하는 청적백 3색의 꽃문양과 2차원적인 모던한 서체와 그래픽으로 새로운 카롤링거 제국 시대를 구현했다.이어서 2023년 7월, 아이브는 오디오 브랜드 린(Linn)가 1972년에 출시한 ‘손덱 LP12(Sondek LP12)‘ 턴테이블이 탄생한지 50주년 되는 해를 기념해 독일 브라운(Braun)의 가전과 그가 디자인한 애플 아이폿(IPod)의 스테인레스 레이저 광택 미학을 가미해  21세기적으로 업그레이드한 ‘손덱 LP12-50’을 선보였다.최근 아이브는 챗GTP를 개발한 테크 기업 오픈AI와 협업하고 생성 AI 모델을 가전제품화할 수 있는 하드웨어 디자인 개발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Courtesy: Moncler, Courtesy: LoveFrom

    2024-10-2460
  • 초현실주의 인테리어 디자이너도 재탄생한 살바도르 달리의 미술

    파리에서 만나는 살바도르 달리의 가구 디자인

    올해는 20세기 초 유럽 미술 사조의 중요한 한 맥을 형성한 초현실주의 운동이 탄생한지 100년이 되는 해로, 올 2024년 연초부터 1924년에 동시에 초현실주의를 선언한 두 도시 — 프랑스 파리와 벨기에 브뤼셀 — 에서는 초현실주의 미술 운동을 재조명하고 전 세계 주요 미술관과 개인 소장처에 산재해 있는 초현실주의 거장 화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아 대중에게 공개하는 특별 전시들이 대거 개막했다.특히 프랑스에서는 올 8월 파리 올림픽 경기 폐막 후 퐁피두센터 임시 폐관에 들어가 오는 2025년부터 5년 동안 대대적인 건축 보수 및 리모델링에 들어갈 계획이다. 1977년 렌조 피아노와 리처드 로저스의 설계로 전위적 포스트모던 건축 양식을 자랑했던 옛 퐁피두센터는 내년부터 프랑스 건축사무소 모로 쿠수노키(Moreau Kusunoki Architectes)와 멕시코의 프리다 에스코베도 스튜디오(Frida Escobedo Studio)의 개입 및 재설계될 예정이다. 2024년 하반기 퐁피두센터 임시 전시장에서는 최근 9월5일~14일 열흘 동안 열린 파리 디자인 위크(Paris Design Week) 행사 기간 동안 갤러리 포지(Galerie Poggi)가 기획 전시한 ‘살바도르 달리의 가구’ 전시회를 연장 전시하고 초현실주의 회화의 최고 록스타 달리가 직접 디자인했거나 그의 미술 양식에 영감 받은 디자이너들의 초현실주의풍 인테리어 디자인을 대중에게 공개한다. 이 전시회는 살바도르 달리를 비롯해 안토니 가우디와 오스카 두스케츠의 가구를 제작해 온 스페인의 유명 가구 제조사 ‘BD 바르셀로나 디자인’과 인테리어 건축가 겸 기획자 호안 마데라(Joan Madera)의 협력으로 구성됐다.이 전시의 간판적 작품이자 대중적 지명도 높은 작품은 단연 ‘살리바(Saliva)‘ 소파다. 빨간 입술 모양을 한 보카 소파는 달리의 회화 작품 속에 등장한 여배우 메이 웨스트(May West)의 입술 모양에서 영감을 받아서 메이 웨스트 소파라고도 불리는 그 20세기 디자인사 속 아이콘이다.달리가 초현실주의 컬렉터 겸 후원자이던 영국인 에드워드 제임스(Edward James)의 주문을 받아 1938년에 디자인해 ‚보카(Bocca)‘라 이름 한 빨간색 모더니즘 가구는 본래 달리가 초현실주의적 표현 양식의 승리를 과시할 의도로 디자인된 실내 장식용 조각 작품이었다. 1972년부터 BD 바르셀로나 디자인 사에서 폴리스타이렌 합성 소재로 생산 판매돼오고 있다.또, 달리는 여러 편의 의자를 디자인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사람이 앉은 모습을 따 수공한 의자 외면을 양피로 덮고 의자 등받이 위에 램프를 단 ‘보이지 않는 인물(Invisible Personage, 1935년)’ 안락 의자는 그의 회화 작품 ‘싱귤러리티(Singularities)’에 묘사됐던 의자를 실물로 만든 것이다. 스틸레토 신발을 신은 팔걸이의자 ‘레다(Leda)‘와 램프 기둥을 색바랜 뼈로 이어놓은 듯 수공제작한 ‘물레타스(Muletas, 투우사가 쓰는 막대에 매단 붉은색 천)‘ 조명도 그의 그림 속 오브제를 조각으로 구현한 대표작들이다.달리가 고가의 희귀한 수공 조각과 인테리어 디자인 오브제 만을 디자인한 것은 아니다. 달리는 1960년대 팝 아트에도 깊은 영향을 끼친 대중적 고급 예술가이기도 했는데, 오늘날도 현대인들이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의 계산대 근처나 사탕류 선반에서 늘 발견하는 츄파춥스(Chupa Chups) 포장지를 디자인한 장본인은 다름 아닌 살바도르 달리였다.고급 미술도 얼마든지 대중적으로 어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독특한 외모, 캐릭터, 자기 홍보가 위대한 미술 작품을 창조에 못지않는 성공의 필수 요건임을 입증한 20세기 화가의 한 전형(archetype)인 달리의 디자인은 이후 앙드레 퓌뜨망(Andrée Putman)시로 구라마타(Shiro Kuramata), 필립 스탁(Philippe Starck)에게 계승됐다. 

    2024-10-1468
  • 폴크스바겐, 이젠 종합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VW 비밀 레시피 ‘게뷔르츠 케첩’, 미국 시장에서 출시

    전설의 ‘비틀(Beetle)’과 ‘골프(Golf)” 모델로 잘 알려져 있는 독일의 자동차 제조업체인 폴크스바겐(Volkswagen Group, 이하 VW)이 종합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거듭나며 올가을 미국 식료품 시장에 VW 브랜드가 달린 케첩을 본격 출시했다.올해는 VW 자동차가 미국 차 시장에 진출해 자동차 수출하기 시작한 지 75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며 VW 미국 법인은 미국 고객 대상 VW 라이프스타일 숍이자 기업 머천다이즈 플랫폼인 ‚드라이버기어(DriverGear)‘에서 9월 23일부터 하정 수량의 VW표 케첩 판매에 들어갔고, 제품이 출시되자마자 열성 VW팬들이 싹쓸이 구매해 갈 정도로 선풍을 일으켰다.폴크스바겐 자동차 사가 오래전부터 자사에서 근무하는 29곳 임직원 구내식당에 공급하는 각종 식료품을 1973년부터 구내식당 주방에서 직접 수제 생산해왔다는 사실은 독일인들 사이에서 널리 알려져 있는 상식이자 기업 전통이다. 실제로 1년 전인 2023년 8월, VW은 구내식당 최고 인기 메뉴인 VW표 ‘커리부르트스(Currywurst)’ 카레맛 소시지 탄생 70주년을 기념해 2021년부터 구내식당 채식주의화 정책에 따라 메뉴에서 사라졌다가 재도입됐다. VW표 소시지는 기업의 육체와 영혼을 위한 소울푸드의 지위를 누리는 국민음식인 만큼 VW 구내식당 수제 식료품은 일반 소비자들도 독일의 일반 슈퍼마켓에서 구입할 수 있다.VW 소시지를 비롯한 VW 구내식당 내 식탁마다 놓여있는 필수 양념은 바로 ‘게뷔르츠(Gewürz) 로 불리는 VW표 독일식 케첩이다. 특히 VW 소시지는 겨자보다 게뷔르츠 케첩에 찍어 멋어야 제맛이다. 커리부르스트 소시지를 찍어 먹을 수 있도록 1996년에 소개됐는데, 미국식 케첩보다 달큰하고 오묘한 향신료 맛이 특징이다.VW 브랜드 마케팅 및 소비자 경험 부서 측은 이번 VW표 ‘게뷔르츠 케첩’의 미국 식료품 시장 출시는 기다리던 신차를 구매해 운전하는 차주의 마음을 식탁 위 필수 양념 한 병에 담아 전달하는데 성공한 PR 캠페인이라고 자평한다. 

    2024-10-0774
  • 보테가 베네타가 ‘빈 백’ 의자 다시 디자인하다

    보테가 베네타 x 자노타 협업 _ ‘동물’ 테마 빈 백 의자 15점

    내년 2025년 춘하 복장 유행을 미리 제시한 올 가을 밀라노 패션 위크(2024.9.17~9.23) 행사에서 유독 방문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행사는 보테가 베네타가 기획한 동물 테마의 ‘빈 백 의자(Bean Bag)’ 전시회였다.오늘날 빈 백(Bean Bag)으로 알려진 의자는 본래 1968년에 페에로 가티(Piero Gatti), 체자레 파올리니(Cesare Paolini), 프란코 테오도로(Franco Teodoro)가 고안한 자노타가 생산한 20세기 고전적 의자 ‘사코 팔걸이 의자(Sacco armchair)’다. 동심과 동화적 상상력만큼 인류 보편적으로 공히 성인과 어린이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정서가 또 있을까? 이번 밀라노 패션위크에서 선풍을 일으킨 보테가 베네타 x 자노타 협업 동물 테마 빈 백 15점은 가죽 명품 브랜드 보테가 베네타와 이탈리아 가구 제조업체 자노타(Zanotta)가 협업 끝에 동물을 테마로 한 21세기에 맞는 유희적이고 감성적인 가구로 재해석해한 것이다.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보테가 베네타 X 자노타 협업 ‘빈 백 의자’ 전시회를 기획한 마티외 블라지(Matthieu Blazy)는 반려동물이 인간의 사회적 관계가 정서적 삶에 깊숙이 침투한 오늘날, 반려 동물과 농가 가축인 개, 고양이, 토끼, 닭 등과 동화책 상상 세계 속 의인화된 공룡, 고래, 여우, 딱정벌레 등 15종 동물을 유쾌하고 친근한 인간의 최고 친구임을 안락하고 포근한 의자에 담았다. 고급 이탈리아 명품 패션 브랜드를 20세기 이탈리아의 디자인 아이콘과 한데 엮어 보테가 베네타를 세계적 디자인 역사와 전통 맥락 속에 통합시키는 동시에 재기 발랄한 브랜드로서 소비자 뇌리를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남겼다.가죽 제품 명가의 명성에 걸맞은 최고급 가죽 원단을 사용했으며 각 제품에는 보테가 베네타 특유의 시그니처 인트레차토 손잡이를 부착해 의자를 끌 수 있도록 설계됐다.이번 밀라노 패션 위크 행사 전시장에서 동물 당 2점 한정 수량 드롭 판매에서 완판되며 인기 대박을 확신한 보테가 베네타는 패션 위크 행사 마감 직후 보테가 베네타 웹사이트에서 온라인 출시됐다. 동물 테마 보테가 베네타 X 자노타 ‘빈 백’은 개당 소비자 가격 6,000~8,000 유로(우리 돈 약 900~1,200만 원)에 판매된다. 

    2024-10-0493
  • 20세기 근대 디자인의 아이콘 프랑크푸르트 주방(Frankfurter Küche)

    바우하우스 건축가 마그레테 슈테-리호츠키 아파트 복원

    2024년 9월 25일, 오스트리아 빈에 자리한 마가레테 슈테-리호츠키 센터(MSL Zentrum)에서 20세기 근대 디자인의 아이콘적 업적인 프랑크푸르트 주방(Frankfurter Küche)이 건축가가 거주하며 사용했던 옛 주방 모습 그대로 복원 작업을 마치고 일반 관객에게 공개됐다.마가레테 슈테-리호츠키(Margarete Schütte-Lihotzky, 1897~2000년)는 19세기 말 오스트리아 태어나 독일 바우하우스 근대 디자인 운동에 가담하기 시작해 2000년에 향년 103세로 세상을 뜰 때까지 빈 정부 공공 주택, 공동체와 직장 여성을 위한 설비 공간, 학교와 유치원 등 실용적 건축 및 공간 창조 활동에 헌신했던 20세기 여류 건축가다.슈테-리호츠키가 건축가로 활동하다 생을 마감한 빈 제5구역 프란첸스가쎄 16번지(Franzensgasse 16) 제40호 아파트는 2년 전인 2022년 10월, 크리스티네 츠빙글(Christine Zwingl, 현 MSL Zentrum 관장)과 레나테 알마이어-벡(Renate Allmayer-Beck) 두 건축가의 복원 작업 끝에 그녀의 생전 살았던 아파트 구조와 인테리어를 옛 모습 그대로 새단장하고 MSL 첸트룸이라는 역사적 건축 유산 겸 시립 박물관 기관으로 개관됐다.슈테-리호츠키는 20세기 초 유럽에서 건축이라는 남초적 직업 분야에 뛰어든 초기 몇 안 되는 여성 건축가로서 1920년대 비엔나 정착민 운동(Wiener Siedlerbewegung)에 가담해 빈민 계층의 거주 및 식생활 환경 개선에 앞장선 사회운동가이기도 하다. 제2차 세계대전기 나치 정권 하에서 공산주의라는 이유로 감옥수 생활도 했으나, 전후 20세기 반세기 동안 특히 러시아, 중국, 터키 등 해외에서 정력적인 건축・디자인 교육, 공공건설사업 자문, 후학 양성으로 공적을 쌓았다.슈테-리호츠키는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성장해 건축가로 바쁜 여성이었던 만큼 요리에 문외한이었음은 건축사에 잘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오늘날 건축디자인사((史)에서 그녀를 근대식 프랑크푸르트 주방의 창조자로 서술하게 된 때는 도시화, 경제공황, 초인플레 등 극심한 경제난으로 허덕이던 1920년대 말,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추진된 뢰머슈타트 지들룽(Römerstadt Siedlung) 빈민 공영주택 건설 사업에 참여한 그녀는 당시 도시 독일 여성들의 형편과 평균 체형을 고려해 6.5평방미터 즉, 약 2평 남짓 되는 작은 공간 안에서 동선을 최소화하고 가급적 많은 주방기구나 식재료를 정연하게 수납할 수 있는 근대식 부엌을 설계했다.이번 MSL 첸트룸 센터에 복원된 프랑크푸르트 주방에는 건축가가 선호했던 녹색 벽지, 주황색 아라비아풍 타일 벽면, 한쪽 벽면을 차지하는 발코니측 커다란 2단 목재 창틀 유리창, 수납 서랍과 찬장을 원래 모습 그대로 재현했을 뿐만 아니라 노년에 접어든 작은 체구의 그녀가 부엌에서 앉아 활동할 수 있도록 보완수정한 서랍식 작업대의 모습도 볼 수 있다.프랑크푸르트 주방을 창조한 바로 그 건축가가 살던 아파트에 원형 그대로 복원된 프랑크푸르트 주방은 단지 이 MSL 센터 방문객들이 눈으로 관람할 수 있는 전시품뿐만 아니라 동시에 냉장고, 싱크대, 전기 레인지에 이르기까지 모든 기구와 설비가 실제 작동하는 사용 중인 부엌이라고 츠빙글 관장과 알마이어-벡 담당 건축가는 강조한다.  

    2024-09-28110
  • 고정관념 깬 패키징으로 매출 올리기

    그라자 올리브유 플라스틱 짜기 용기의 디자인 혁신 이야기

    2023년 봄 어느 날, 뉴욕 브루클린에서 ‘그라자(Graza)‘ 올리브유 스타트업(2020년 10월 설립)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 앤드루 베닌(Andrew Benin)은 인스타그램에 실린 한 포스팅을 보고 깜짝 놀랐다. 올리브유 소싱 및 판매 업계의 경쟁 업체인 브라이트랜드(Brightland)가 플라스틱으로 된 짜기 용기로 된 새 피자 오일(Pizza Oil) 패키징 광고 사진을 본 베닌은 분개했다. 베닌은 브라이트랜드의 피자 오일 병이 그라자의 올리브유 병 디자인을 배낀 모방 상품이라며 소셜미디어 칼럼과 토론장에서 호소했다.사실 그라자의 두 시그니처 상품(그라짜 ‘씨즐(Sizzle)‘과 그라짜 ‘드리즐(Drizzle)‘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두 종이 담겨 팔리는 특유의 탄력 있는 플라스틱 용기는 앤드루 베닌 설립자가 처음 떠올린 독창적 아이디어는 아니었다. 베닌 최고경영자는 경영 대학 졸업 후 뉴욕의 한 유명 미슐랭급 레스토랑에서 인턴으로 일하 던 중, 고급 레스토랑 실무 조리사들이 각종 필수 양념과 조미료 소스를 플라스틱 짜기 병에 담아 놓고 쓰는 관례에서 착상을 하고 소비자용 식품 패키징으로 응용하게 됐다고 한다.통상 올리브유는 일조량이 많고 건조한 남부 유럽 나라들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서 재배된 올리브 열매를 냉압착 방식으로 추출해 내 생산된다. 최초로 뽑아낸 ‘엑스트라 버진‘ 오일인지, 여러 차례 재압착 추출한 일반 오일인지에 따라 가격의 차이가 있지만 태양광에 노출되면 산화 변질되기 때문에 어두운 색의 유리병에 담겨 판매되는 것이 일반적이다.그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 베닌의 올리브유 기업 그라짜는 연간 총매출액 4,800만 달러 규모의 식품 기업으로 성장했다. 홀푸드, 월마트, 타깃 등 미국 전역 유명 유통 수퍼마켓 체인의 식료품 매출 선반에 진출해 다른 유명 셰프들의 브랜드가 달린 경쟁 올리브유 제품들보다 빠른 속도로 급성장하며 매출 실적을 올렸다. 그라자의 빠르고 놀라운 매출 성공은 적절한 SNS (특히 틱톡과 인스타그램) 및 인플루언서 홍보, 유명 레스토랑과 D2C 이중 마케팅 전략, 뉴욕 타임스 지 등 언론에서 우수 올리브유로 선정되는 등 호평에 따른 효과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기성 경쟁 동종 제품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패키징 디자인의 영향이 컸다.그라자 브랜딩의 시각적 특징은 눈에 잘 띈다는 것이다. 선반이나 주방 작업대에서 밝은 노랑과 녹색의 만화풍의 활기찬 그라자 용기를 찾을 수 있다.유연한 플라스틱 소재로 된 짜기 용기는 사용에 편리하다. 가열 조리용 노랑색 라벨의 '씨즐’ 올리브유 라벨에 여성 요리사가 프라잉팬을 등 뒤로 돌려 기름을 뿌리는 그래픽이 시사하듯, 그라자 올리브유는 주방에서 요리하는 소비자는 프로든, 아마추어든 누구나 쉽게 쥐고 짜고 뿌릴 수 있는 ‘쿠킹 오일’임을, 녹색 라벨의 ‘드리즐‘ 올리브유는 완성된 요리에 추가하는 귀한 ‘소스’라 신호한다.지글지글 굽고 지진다는 뜻의 ‘씨즐(sizzle)‘는 고온의 불에 견딜 수 있는 요리용(미화 17달러), 한 방울씩 떨어뜨린다는 뜻의 ‘드리즐(drizzle)‘은 샐러드 등 열을 가하지 않는 찬 요리에 뿌리는 소스용 올리브유다.  올리브유를 요리용과 소스용 2종으로 별도 패키징해 판매하는 전략도 영리하다. 이제까지 한 병의 올리브유로 요리에 쓰고 소스로 쓴다는 고정 관념을 파괴하고 현대인의 주방과 식탁에는 늘 두 가지 별도의 올리브유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새로운 당위적 식문화를 제시한다.식품업계는 제품 아이디어는 물론 포장 디자인까지 서로가 서로를 시시각각으로 추적하고 모방하는 경쟁 치열한 산업 분야다. 

    2024-09-1978
  • 맥스웰 로버츠 박사, 런던 지하철 노선도를 새로 디자인하다

    원형으로 시각화한 ‘런던 언더그라운드’

    영국 에섹스 대학의 심리학과에서 강의하는 맥스웰 로버츠 박사가 런던의 디자인 아이콘인 런던 지하철(London Underground)의 노선도를 새로 디자인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로버츠 박사의 획기적 ‘런던 언더그라운드’ 지하철 노선도가 과거 노선도와 극명하게 차별되는 큰 시각적 차이점은 노선을 원형적으로 시각화했다는 점.  과거 해리 벡(Harry Beck)이 디자인한 런던 지하철 노선도는 300개 넘는 런던 시내 지하철 역들을 일직선상의 쉬운 띠 모양으로 정리정돈해 미로처럼 복잡한 런던 지하 철도망을 한 눈에 조망하고 이해하기 좋게 시각화했다는 점에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의 우수 사례로 평가돼 왔다. 맥스웰 로버츠 박사가 런던 언더그라운드 노선도를 원형적 디자인으로 새롭게 바라보는 시각을 런던 시민들과 공유하려는 프로젝트를 시작한 때는 지금부터 10년 여 전인 2013년. 로버츠 박사가 토튼햄코트 로드 역에서 출발해 옥스포스 서커스 역을 중심으로 런던 지하철 역들이 어떻게 분포됐는가를 소통하는 온라인 소통 프로젝트는 론칭하자마자 24시간 만에 런던 시민 백 만여명이 참여해 의견을 나누는 ‘새 런던 지하철 노선도 프로젝트’로 불붙으며 인기를 끌었다. 해리 벡이 1933년에 고안한 런던 지하철 노선도는 모든 역 위치를 45도 각도의 직선으로 표기해 보는 이가 지리적 근접성에 대한 이해를 최적화해 도식화했다는 점에서 오늘날 전 세계 교통 노선도가 모범으로 따르는 교통 지도의 표준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하지만 로버츠 박사는 순환적 원과 색상으로 표기하는 것이 교통편 이용자들에게 훨씬 직관적이고 이해하기 쉽다고 주장한다. 가령, 교통량과 지하철 및 버스 이용자가 많은 옥스포드 서클 같은 분주한 역 주변에는 통상 10개 안팎의 노선들이 교차하는데, 이 역과 연결된 역들은 원형으로 펼친 지도와 색상 별로 구분한 표식은 지도 판별력의 명확도와 시각적 미학성 양면에서 더 우수하다는 것이다. 맥스웰 로버츠 박사가 SNS(링크드인과 트위터 등) 플랫폼을 통해서 피드백 받은 런던 시민들의 긍정적 반응에도 불구하고 런던시 교통공사(Transport for London, 줄여서 TfL) 당국은 여전히 래리 벡이 약 100년 전에 디자인한 런던 지하철 노선도 디자인을 고집하고 있다. 런던 시는 과연 새로운 지하철 노선도 디자인을 선호하는 민심을 받아들여 변화하는 새 도시의 요구에 응할 것인가? 전설적 디자인 아이콘은 계속 보호받아야 할 것인가 아니면 시대의 변화와 시민들의 요청에 따라 폐기돼야 할 것인가? — 이 같은 중대한 정치사회적 변곡점에서 런던 시 정부가 어떤 의사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참고) 맥스웰 로버츠 박사의 새 런던 지하철 노선도 디자인 관련 사이트. http://www.tubemapcentral.com/ 

    2024-09-04147
  • 사탕 같은 맥주 브랜딩과 패키징 디자인

    팡팡 푸셔 맥주

    참신하고 새로운 음료수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스웨덴의 신 과일맛 맥주 양조 전문 기업인 팡팡 푸셔(PangPang Pusher) 가 독특한 음료수 맛에 걸맞는 창의적 맥주 캔 패키징 디자인을 출시했다. 팡팡 푸셔는 지금부터 5년 전인 2018년에 제1호 맥주 시리즈로 복숭아 맛 IPA 팡팡 푸셔 맥주를 스웨덴 음료 시장에 처음 소개한 이후로 딸기, 피냐 콜라다, 망고 하바네로, 핑크 그레이프푸루트, 패션 푸루트, 블랙베리, 코나츠 딱총나무꽃, 수박 맛 맥주를 차례로 선보였다. 푸셔란 밀매 또는 밀주를 뜻하는데, 브랜드 명칭부터 장난스럽고 유희적 감성이 매력적이다. 브랜딩 및 패키징 디자인을 담당한 스웨덴 출신 그래픽 디자이너 옌스 닐손(Jens Nilsson)은 유쾌한 시각 디자인으로 전달하기 위해서 단순하지만 발랄하고 활기찬 색상이 위주된 일러스트레이션으로 팡팡 푸셔 9가지 맥주마다 지닌 독특한 과일향과 신맛에서 자아내는 청량감을 시각화했다.  옌스 닐손의 디자인은 원색에 흰색을 섞은 듯한 파스텔조 색상들을 나란히 사용해 브랜드 로고와 제품에 든 내용물과 성분이 잘 눈에 띄도록 가독성을 최적화하고, 캔 둘레를 3부분 라벨 이미지로 둘러 감싸 이미지에 변화와 운동감을 줬다. 과일이 담긴 플라스틱 봉지를 표현하는 금속색 사각형 배경은 마치 캔의 내용물이 들여다 보일듯 시각적으로 투명성과 신선함을 전달한다. 디지털 환경에 따른 표준화된 시각 문화 속에서 소수의 글로벌 대기업 음료수 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요즘, 그래픽 디자이너 옌스 닐손과 팡팡 푸셔 양조사의 협업은 경쟁 제품 사이에서 다시 한 번 개성 강하고 두드러진 브랜딩과 패캐징 디자인은 중소 브랜드 구축과 소비자 인지도 향상을 이끌 전략 무기임을 보여준 사례다. 

    2024-08-2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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