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푹 빠진 사람을 흔히 ‘책벌레’라고 한다. 이들은 책을 읽기 시작하면 말 그대로 ‘나를 잃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로우리트는 이것이 장자의 호접몽에서 묘사된 무아의 상태와 유사하다고 생각했다. 다이브 시리즈 Dive Series 는 사용자를 몰입의 순간으로 이끄는 안내자 역할을 한다. 다이브 조명 손잡이에 걸쳐있는 책 한 권을 집어들고 조명을 기울여 다이브 의자를 비춘다. 의자에 앉는 순간 현실은 고인 물처럼 흐려지고, 경계는 모호해 진다. 다이브 시리즈는 교육 시설에 사용되는 학습용 가구를 생산하는 한성교구와 협업한 작업으로, 티끌 플라스틱 패널과 금속 프레임을 이어 제작했다. 수동적인 교육 방식에 맞춰 일방향으로 제작되는 기존 교구 대비, 다이브 체어는 배움과 성장의 과정을 능동적인 형태로 이끌어 내고자 한다.

환경을 생각하는 디자이너와 함께하는 과정은 교육과 성장을 지속가능성의 관점에서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다이브 시리즈를 통해 이러한 경험을 나눌 수 있길 소망해 봅니다.

교육 가구 제조 공정을 갖추고 있는 한성교구는 학습 현장에서의 목소리와 경험을 살펴온 전문가 집단이라는 점에서 완성도 높은 협업을 만들어내기에 적합한 파트너였습니다. 보수적일 수 있는 교구 산업임에도 자원순환을 이끄는 신선한 시도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신 덕분에 완성도 있는 결과물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