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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킴디자인스튜디오 대표/론칭 큐레이터 김종완

시대와 세대가 원하는 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과제

종킴디자인스튜디오 대표/론칭 큐레이터 김종완
2023-11-1466

나의 두 번째 책인 <공간 산책>의 에필로그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요즘 한국이 바게트 빼고 다 이겼다

대한민국, 그중에 서울은 여러 방면에서 역량이 최고 수준에 달했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이러한 최고의 수준에 수순처럼 따라오는 풍요로운 환경 속에 사는 것이 축복이기도 하지만 나와 같은 업을 가진 디자이너 입장에서는 어떻게새로운 시대에 발맞춰 기획하고 디자인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 또한 깊어졌다. 빛의 속도로 발전되는 AI가 디자인 영역을 언제 장악할지에 조바심마저 스멀스멀 피어오르기까지 한다. 물론 사람의 감성을 진심으로 믿는 나에게는 아직도 멀게 느껴지는 부분이지만 AI의 커져가는 존재와 넓어지는 역량은 부정할 수 없는 요소임에 분명하다.

 

요즘 대한민국의 젊은 친구들은 소위 안목이 상향 평준화되었다 할 수 있다. 태어날 때부터 본능이라 해도 무리 없는, 예쁜 것에 대한 촉이 뛰어 나다. 여기에 자신을 가꾸고 사랑하는 마음까지도 상상을 초월한다. 이런 상향 평준화를 손사래 치기 위해 먼저 썰을 푸는 것이 아니다. 내가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의 과제 결과물을 평가할 때 나 또한 반성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새로운 것들에 빠르게 반응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학생들에게 배울 점이 있다는 것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

게다가 그들이 가진 새로운 재능은 한계도 없어서 정해진 틀을 거부하고 다양한 시도와 도전으로 자신만의 세계관을 구축해낸다. 틀과 규범에 맞춰 오와 열, 숫자를 맞추는 데 심혈을 기울이며 기술을 쌓았고 철학을 입히며 공간의 스토리를 만들었던 내가 지나왔던 예전과는 확실히 다른 그런 세계관이랄까! 이런 세계관과 더불어 교과서적 전문지식 하나 없이도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멋진 공간을 만들고 기립박수 받는 브랜딩을 척척해낸다. 전문지식이 없어진다는 건 디자인 분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다는 의미로 앞으로 우리나라에 디자인을 위해 어떤 인재가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자연스레 생각해 보게 된다.  

 

강의할 때 항상 강조하는 게 있다. “디자이너의 미래는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공간을 창조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정확한 활용 방안 제시하는 기획력과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담을 줄 알아야 한다라고. 이것은 미래 세대에게만 해당하는 얘기가 아니라 사실 나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이기도 하다.

그래, 그렇다면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담아야 하는데?’라고 역질문하게 될 것이다. 완벽한 정답이 존재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분야의 한계를 없애고 모든 카테고리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것이 내 경험에서 우러난 최선의 답변이 될 수 있겠다. 나아가 모든 것을 넓게 포용하는 마음의 태도 역시 중요하다. 자신의 관심 분야가 아니더라도 알고자 노력하는 태도, 차별과 편견 없이 사람을 대하고 브랜드를 흡수하는 태도를 갖춘다면 견고하고도 오래 지속되는 디자이너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내밀어 본다.

 

패션 디자이너만이 명품 패션 브랜드의 크레에이티브 디렉터가 되던 진부한 시대는 지났다. 가수가 패션 디렉터가 되고 래퍼가 상업 디자이너가 되며 일반인이 세상 유명한 셀럽이 되는 세상이다.     누구도 아닌 그 누구나 특별한 존재가 될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 바로 이 글을 읽고 있는 젊은 친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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