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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식기에 대한 단상

런던 디자인 비엔날레 독일관 <숟가락 고고학(Spoon Archaeology)> 기획전
2021-08-25625


박진아

 


2021년 7월 3일부터 유럽연합 회원국가에서는 모든 요식업소용 일회용 식기와 포장재 사용이 전면 금지된다. 배달음식, 테이크아웃 식음료 문화, 사용 후 버리는 일회용 컵과 식기류 일체는 플라스틱 소재로 값싸게 생산되고 편의적으로 사용된 후 폐기할 수 있는 편의지향적 현대소비사회의 상징이지만, 오는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를 목표로 단계적으로 강력한 환경 및 에너지 정책을 추진중인 유럽연합은 생산-소비-폐기까지 지구 환경을 해치는 주범이다. 

디자인은 산업과 경제의 산물임과 동시에 현 정치적 사회적 배경과 변화에 적응하고 변화하며 인간과 사물 간의 관계를 표현해주는 매개체이기도 하지 않는가? 자연의 변화와 유럽의 정치적 정책 결정의 변화에 따른 사물의 사용 허용 또는 금지는 앞으로 인류의 식사 문화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지속가능성에 근건한 허용과 금지 사이에서 디자이너는 어떤 대안으로 대응할 수 있는가? 

이같은 철학적 화두로 독일의 두 큐레이터 페터 에카르트(Peter Eckart)와 카이 링케(Kai Linke) -  는 <숟가락의 고고학>전을 통해서 드레스덴 예술 및 공예 박물관에 소장된 방대한 일회용 숟가락 컬렉션을 통해 서양 음식문화사 속에서 숟가락, 포오크 나이프 디자인과 기능성의 변천에 대해 숙고하면서 어떻게 디자인은 전통문화에 대해 접근하여 미래에 적합한 지속가능한 솔루션을 제시하는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에 의문을 던진다.

식문화도 일회용품 쓰레기 배출량과 연관있다. 남아시아 힌두문화권에서는 오늘날까지도 바나나 이파리를 식기로 삼아 손가락으로 식사한다. 한국의 제외한 아시아 대다수 국가에서는 젓가락 만으로 요리와 식사를 한다는 점에서 문화적으로 일회용 식기 폐기물 배출 줄이기에 우월한 조건을 갖춘 반면, 서양문화권에서는 식사할 때 숟가락, 포오크, 나이프 일체를 사용하는 문화적 습관 때문에 그로 인한 일회용 플라스틱 식기 쓰레기도 늘어난다.

석유를 원료로  싸게 대량생산해 쉽게 사용하고 내버리는 ‘일회용 폐기 사회’를 대표하는 현대문화의 산물로서 일회용 플라스틱 식기에게 이제는 영원한 안녕을 고할 때가 됐는가? 에카르트와 링케 두 큐레이터가 이 전시회를 통해 내린 대답은 ‘그렇다’이다. 플라스틱 식기는 풍요와 편의라는 기호의 인류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런던 디자인 비엔날레 행사중 독일관에서 전시된 <숟가락 고고학(Spoon Archaeology>전은 2021년 6월 1~27일까지 런던 서머셋 하우스(Somerset House)에서 열렸다.



London Design Biennale 2021 © Heiko Prig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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