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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s: ©Bettina Frenzel/MSL Zentrum, Wien
2024년 9월 25일, 오스트리아 빈에 자리한 마가레테 슈테-리호츠키 센터(MSL Zentrum)에서 20세기 근대 디자인의 아이콘적 업적인 프랑크푸르트 주방(Frankfurter Küche)이 건축가가 거주하며 사용했던 옛 주방 모습 그대로 복원 작업을 마치고 일반 관객에게 공개됐다.
마가레테 슈테-리호츠키(Margarete Schütte-Lihotzky, 1989~2000년)는 19세기 말 오스트리아 태어나 독일 바우하우스 근대 디자인 운동에 가담하기 시작해 2000년에 향년 103세로 세상을 뜰 때까지 빈 정부 공공 주택, 공동체와 직장 여성을 위한 설비 공간, 학교와 유치원 등 실용적 건축 및 공간 창조 활동에 헌신했던 20세기 여류 건축가다.
슈테-리호츠키가 건축가로 활동하다 생을 마감한 빈 제5구역 프란첸스가쎄 16번지(Franzensgasse 16) 제40호 아파트는 2년 전인 2022년 10월, 크리스티네 츠빙글(Christine Zwingl, 현 MSL Zentrum 관장)과 레나테 알마이어-벡(Renate Allmayer-Beck) 두 건축가의 복원 작업 끝에 그녀의 생전 살았던 아파트 구조와 인테리어를 옛 모습 그대로 새단장하고 MSL 첸트룸이라는 역사적 건축 유산 겸 시립 박물관 기관으로 개관됐다.
슈테-리호츠키는 20세기 초 유럽에서 건축이라는 남초적 직업 분야에 뛰어든 초기 몇 안
되는 여성 건축가로서 1920년대 비엔나 정착민 운동(Wiener
Siedlerbewegung)에 가담해 빈민 계층의 거주 및 식생활 환경 개선에 앞장선 사회운동가이기도 하다. 제2차 세계대전기 나치 정권 하에서 공산주의라는 이유로 감옥수 생활도 했으나, 전후 20세기 반세기 동안 특히 러시아, 중국, 터키 등 해외에서 정력적인 건축・디자인 교육, 공공건설사업 자문, 후학 양성으로 공적을 쌓았다.
슈테-리호츠키는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성장해 건축가로 바쁜 여성이었던 만큼 요리에 문외한이었음은 건축사에 잘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오늘날 건축디자인사((史)에서 그녀를 근대식 프랑크푸르트 주방의 창조자로 서술하게 된 때는 도시화, 경제공황, 초인플레 등 극심한 경제난으로 허덕이던 1920년대 말,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추진된 뢰머슈타트 지들룽(Römerstadt Siedlung) 빈민 공영주택 건설 사업에 참여한 그녀는 당시 도시 독일 여성들의 형편과 평균 체형을 고려해 6.5평방미터 즉, 약 2평 남짓 되는 작은 공간 안에서 동선을 최소화하고 가급적 많은 주방기구나 식재료를 정연하게 수납할 수 있는 근대식 부엌을 설계했다.
이번 MSL 첸트룸 센터에 복원된 프랑크푸르트 주방에는 건축가가 선호했던 녹색 벽지, 주황색 아라비아풍 타일 벽면, 한쪽 벽면을 차지하는 발코니측 커다란 2단 목재 창틀 유리창, 수납 서랍과 찬장을 원래 모습 그대로 재현했을 뿐만 아니라 노년에 접어든 작은 체구의 그녀가 부엌에서 앉아 활동할 수 있도록 보완수정한 서랍식 작업대의 모습도 볼 수 있다.
프랑크푸르트 주방을 창조한 바로 그 건축가가 살던 아파트에 원형 그대로 복원된 프랑크푸르트 주방은 단지 이 MSL 센터 방문객들이 눈으로 관람할 수 있는 전시품뿐만 아니라 동시에 냉장고, 싱크대, 전기 레인지에 이르기까지 모든 기구와 설비가 실제 작동하는 사용
중인 부엌이라고 츠빙글 관장과 알마이어-벡 담당 건축가는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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