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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GRAZA 2024

고정관념 깬 패키징으로 매출 올리기

그라자 올리브유 플라스틱 짜기 용기의 디자인 혁신 이야기
2024-09-1912

2023년 봄 어느 날, 뉴욕 브루클린에서 그라자(Graza)‘ 올리브유 스타트업(2020 10월 설립)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 앤드루 베닌(Andrew Benin)은 인스타그램에 실린 한 포스팅을 보고 깜짝 놀랐다. 올리브유 소싱 및 판매 업계의 경쟁 업체인 브라이트랜드(Brightland)가 플라스틱으로 된 짜기 용기로 된 새 피자 오일(Pizza Oil) 패키징 광고 사진을 본 베닌은 분개했다. 베닌은 브라이트랜드의 피자 오일 병이 그라자의 올리브유 병 디자인을 배낀 모방 상품이라며 소셜미디어 칼럼과 토론장에서 호소했다.

사실 그라자의 두 시그니처 상품(그라짜 씨즐(Sizzle)‘과 그라짜 드리즐(Drizzle)‘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두 종이 담겨 팔리는 특유의 탄력 있는 플라스틱 용기는 앤드루 베닌 설립자가 처음 떠올린 독창적 아이디어는 아니었다.

베닌 최고경영자는 경영 대학 졸업 후 뉴욕의 한 유명 미슐랭급 레스토랑에서 인턴으로 일하 던 중, 고급 레스토랑 실무 조리사들이 각종 필수 양념과 조미료 소스를 플라스틱 짜기 병에 담아 놓고 쓰는 관례에서 착상을 하고 소비자용 식품 패키징으로 응용하게 됐다고 한다.

통상 올리브유는 일조량이 많고 건조한 남부 유럽 나라들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서 재배된 올리브 열매를 냉압착 방식으로 추출해 내 생산된다. 최초로 뽑아낸 엑스트라 버진오일인지, 여러 차례 재압착 추출한 일반 오일인지에 따라 가격의 차이가 있지만 태양광에 노출되면 산화 변질되기 때문에 어두운 색의 유리병에 담겨 판매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 베닌의 올리브유 기업 그라짜는 연간 총매출액 4,800만 달러 규모의 식품 기업으로 성장했다. 홀푸드, 월마트, 타깃 등 미국 전역 유명 유통 수퍼마켓 체인의 식료품 매출 선반에 진출해 다른 유명 셰프들의 브랜드가 달린 경쟁 올리브유 제품들보다 빠른 속도로 급성장하며 매출 실적을 올렸다.

그라자의 빠르고 놀라운 매출 성공은 적절한 SNS (특히 틱톡과 인스타그램) 및 인플루언서 홍보, 유명 레스토랑과 D2C 이중 마케팅 전략, 뉴욕 타임스 지 등 언론에서 우수 올리브유로 선정되는 등 호평에 따른 효과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기성 경쟁 동종 제품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패키징 디자인의 영향이 컸다.

그라자 브랜딩의 시각적 특징은 눈에 잘 띈다는 것이다. 선반이나 주방 작업대에서 밝은 노랑과 녹색의 만화풍의 활기찬 그라자 용기를 찾을 수 있다.

유연한 플라스틱 소재로 된 짜기 용기는 사용에 편리하다. 가열 조리용 노랑색 라벨의 '씨즐올리브유 라벨에 여성 요리사가 프라잉팬을 등 뒤로 돌려 기름을 뿌리는 그래픽이 시사하듯, 그라자 올리브유는 주방에서 요리하는 소비자는 프로든, 아마추어든 누구나 쉽게 쥐고 짜고 뿌릴 수 있는 쿠킹 오일임을, 녹색 라벨의 드리즐올리브유는 완성된 요리에 추가하는 귀한 소스라 신호한다.

지글지글 굽고 지진다는 뜻의 씨즐(sizzle)‘는 고온의 불에 견딜 수 있는 요리용(미화 17달러), 한 방울씩 떨어뜨린다는 뜻의 드리즐(drizzle)‘은 샐러드 등 열을 가하지 않는 찬 요리에 뿌리는 소스용 올리브유다 

올리브유를 요리용과 소스용 2종으로 별도 패키징해 판매하는 전략도 영리하다. 이제까지 한 병의 올리브유로 요리에 쓰고 소스로 쓴다는 고정 관념을 파괴하고 현대인의 주방과 식탁에는 늘 두 가지 별도의 올리브유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새로운 당위적 식문화를 제시한다.

식품업계는 제품 아이디어는 물론 포장 디자인까지 서로가 서로를 시시각각으로 추적하고 모방하는 경쟁 치열한 산업 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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