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생활 속 소소한 즐거움이 깃든 물건, 사람, 생각을 디자인에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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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KID디자인 디렉터/론칭 큐레이터 송봉규 (Bongyu Song, BKID Design Director/Launching Curator)

디자인이라는 즐거움

BKID디자인 디렉터/론칭 큐레이터 송봉규
2023-10-18109

2023년 서울의 가을에는 여러 가지 행사가 열린다. 성수동에 요즘 주말 토/일 이틀간 열리는 팝업이 40-50개가 넘는다는 기사를 보았다. 말 그대로 팝업의 시대이다. 여러 브랜드에서 신제품을 알리기위해서 혹은 제품 홍보를 위해서 많은 브랜드들이 존재감을 알리기위해 열심히 노력 중이다. 기존의 고정된 스토어와는 다르게 짧게는 하루 길게는 몇 주 정도의 시간 동안 한정적인 행사지만 오히려 그 제한된 시간이 사람들로 하여금 팝업을 찾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서울을 찾는 즐거움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가벼운 취미로 가드닝을 하고 있다. 50평 남짓한 공간에 먹을 수 있는 작물도 심고, 모종도 심으며 여러 가지 초보 가드너로서의 시행착오를 경험하는 중이다. 실제로 자료를 조사하려고 가드닝 커뮤니티에 들어가서 질문을 하다 보면 내가 활동하고 있는 디자인 커뮤니티 보다 훨씬 다양한 방식으로 많은 사람들이 가드닝을 즐기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회사의 책상 위에서, 아파트 테라스에서, 주택의 옥상에서, 조금만 바람 통하고 배수가 잘 되는 공간에는 어김 없이 아마추어 가드너가 작은 화분을 놓고 식물을 가꾸고 있다. 가드닝 커뮤니티에서는 삽목을 하기 위해서는 가지를 몇 도의 각도로 잘라야 하는지, 삽목을 위한 토질은 어떠해야 하는지, 시시콜콜한 정보들을 교환하며 가드닝 하는 즐거움을 나눈다.

 

취업 정보와 스펙, 디자인 어워드를 받는 방법, 산업으로써 디자인 등의 너무나 현실적인 정보를 공유하는 디자인 커뮤니티나 디자인 관련 행사보다 훨씬 더 자유롭고 즐거워 보였다. 대단하지 않지만 생활의 자투리 공간에서 즐길 수 있는 가드닝의 작은 즐거움을 공유하는 소소한 소통이 너무 따뜻하고 부러웠다. 우리에게 디자이너들에게 디자인이란 것은 직업/산업으로써 생존을 위해 경쟁하는 도구일까, 하나의 즐기고 향유할 수 있는 문화가 될 수 있을까?

 

지금 서울의 디자인 신에서 디자이너들은 디자인하는 즐거움을 같이 향유하고 소통하고 즐기고 있는지 질문을 던지며 산업의 지표로써 디자인은 늘 정량적인 잣대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다. 디자인은 영화나 예술처럼 하나의 문화의 장르일 수도 있고 다른 산업/문화의 성장을 돕기 위한 협력자의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우리 디자이너들은 삶을 영위하기 위한 직업으로써의 디자인과 순수하게 즐거움을 향유하는 문화로써의 디자인, 어쩌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상황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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