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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온에스엘디 대표/컬래버레이션 큐레이터 정미 (Jeong Mee, CEO of EONSLD/Collaboration Curator)

공간의 마지막 마감재, 라이팅

이온에스엘디 대표/컬래버레이션 큐레이터 정미
2023-10-07113

사람들을 처음 만나 직업이 라이팅 디자이너라고 소개를 하면 흔히들 어디 조명기구가 좋아요? 추천하나만 해주세요라고 묻는다. 라이팅 디자이너(lighting designer)는 라이트(light)라는 소재를 가지고 공간을 디자인하는 행위(ing)를 하는 디자이너다. 라이팅의 설계를 할 때는 조명기구(lighting fixture)와 조명시스템(lighting system)을 가지고 공간의 형태와 공간 마감재를 분석하고, 빛으로 공간을 어떻게 보이게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최근엔 라이팅 디자이너라고 하면 건축물에 조명 연출을 하거나 미디어 파사드가 많이 발달해서 이해도가 높아지긴 했지만 아직은 생소한 디자인의 영역이긴 하다.

 

건축물을 주간과 야간에 따라 다르게 보이도록 빛으로 연출을 하거나 공원 등의 외부 공간을 밝히는 야간경관 조명의 경우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보이는 디자인 작업으로 주변의 야간 환경을 분석하고 야간에 어떤 연출을 할지에 대해 디자인 콘셉트를 잡고, 조명기구를 고르고, 빛의 밸런스를 맞추며 디자인을 한다. 야간 경관조명은 주로 건축물의 파사드의 형태를 주간과는 또 다른 얼굴을 가지게 하며, 건물의 아이덴티티를 만들어 가는 역할을 하게 된다. 우리들이 디자이너들의 이름이나 브랜드들을 줄줄 꿰고 있는 조명기구는 주로 인테리어 라이팅 디자인을 할 때 데커레이션의 기능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인테리어 공간에서의 빛의 역할은 공간감을 나타내기도 하고, 생산성을 위한 기능적인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공간의 마감재로 쓰인 빛으로 공이 켜지고 공간을 비출 때, 잠들기 위해 조명을 끄고 외부의 빛이 들어올 때, 이런 모든 빛의 볼륨과 빛의 색, 비춰지는 형태와 반사되는 마감재에 따라 공간은 시시각각 변하며 다양한 표정을 보이게 된다. 우리가 조명기구 즉 라이팅 픽스처(lighting fixture)를 디자인할 때 가장 간과하기 쉬운 일이 그 조명이 놓이는 공간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형태만을 디자인하는 일이다.

 

시시각각 공간과 디자인 트렌드가 바뀌고, 기술이 발전하고 있고, 소재가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에 항상 필요한 디자인을 해야 조명기구가 공간에 놓이거나 빛을 비췄을 때 위화감 없이 디자인이 받아들여지고, 사랑받는 디자인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건축의 마지막 마감재인 조명은 공간의 성격을 부여한다. 피사체에 생명을 불어넣으며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형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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