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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진아
각 지방에는 그 곳에서 생산되는 자랑스런 토속 특산품이 있다. 오렌지 나무가 많아 일 년 내내 우수한 품질의 오렌지가 생산되는 이탈리아 남부 섬 시칠리아는 전세계서 소비되는 오렌지의 3%를 공급하는 오렌지 생산지다. 향기까지 좋아서 신경안정용 아로마테라피로도 사용되는 오렌지 껍질은 태양과 감귤 과실의 섬 시칠리아를 대표하기에 더할 나위없이 좋은 홍보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제품 아이디어다.
밀라노의 테크 스타트업 크릴 디자인(Krill Design)은 시칠리아 섬 메시나 주의 한 가족 단위 오렌지 식음료 제조업체와 손잡고 이 공장에서 배출되는 오렌지 껍질을 수집해 3D 프린터에 주입할 수 있는 분말과 필라멘트로 가공한 후 3D 프린터 인쇄된 디자인 용품으로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이미 아우토그릴(Autogrill), 산펠레그리노(San Pellegrino) 등 이탈리아의 주요 식음료 업체들과 협업해 친환경 식물성 용기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개발된 ‘오미(Ohmie)’ 램프도 오렌지 껍질을 원료로 한 필라멘트로 3D 프린팅해 제작된 디자인 용품으로, 사용주기 동안에는 견고하고 우수한 품질을 유지하지만 폐기되면 퇴비용기에서도 쉽게 생분해되어 자연으로 돌아간다. 높이 약 23cm 크기의 ‘오미’ 램프는 생산시 개당 오렌지 2~3개에서 나오는 량의 껍질이 사용된다. 천연 오렌지 껍질의 울퉁불퉁한 표면 감을 살려 램프 표면을 디자인했고 오렌지 껍질의 은은한 시트러스 향이 난다.
현재 식음료 가공업체들은 버려진 오렌지 껍질을 처분하기 위해 자연에 바로 내버리지 않고 퇴비화처리 시설로 보내야 한다. 어차피 폐기에도 공정과 비용이 든다면 재활용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오렌지 껍질은 플라스틱 같은 값싸지만 썩지 않는 플라스틱 소재를 대체할 수 있다.
오렌지 껍질 건조→초미세 분말화와 균질화→식물성 녹말 추가 후 바이오폴리머 필라멘트로 생산하는 일련의 공정을 거친 후 컴퓨터 프로그래밍된 3D 프린터로 인쇄를 거쳐 형상 조형이 유요한 식음료용 식기나 용기류를 주로 디자인해 온 크릴 디자인은 현재 사용 후 폐기되면 지역 사회를 위한 천연 비료나 생연료로 순환될 수 있도록 한층 더 진보된 오렌지 껍질재의 배합 기술도 한장 개발 중이다.
현재 유럽에서는 과일 껍질을 디자인 용품의 소재로 응용한 사례는 여럿 있다. 예를 들어, 덴마크 코펜하겐의 패션 브랜드 비욘드레더(Beyond
Leather)는 사과 껍질과 천연 고무를 배합한 식물성 대체 가죽 제품을 생산하며, 스페인 출신 디자이너 훌리아 로카 베라(Júlia
Roca Vera)는 과일 찌꺼기를 원료로 한 화장품을 창조한다.
Image © Krill Design, Mil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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