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생활 속 소소한 즐거움이 깃든 물건, 사람, 생각을 디자인에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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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은 나를 닮는다

WGNB 대표 / 런칭 큐레이터 백종환
2022-09-21162

물체와 물체 사이, 어떤 물질이나 물체가 존재할 수 있는 사이, 그 사이가 비어 있어 다양한 현상들을 담을 수 있는 사이를 공간으로 정의합니다. 그 공간 안에는 눈에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어느 브랜드의 가치를 담기도 하죠. 브랜드를 담는 상공간의 가장 큰 목적은 브랜드를 알리고 물건을 팔기 위한 것으로 소비자들이 물건을 ‘사도록’ 이끄는 원동력이 필요한데 우리는 그것을 트렌드라고 부릅니다. 또한 트렌드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가치관이 반영되어 있어 이에 영향을 받는 디자인은 곧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디자인은 디자이너만이 할 수 있는 거창한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단순히 유행을 따르기 이전에 나를 반영하는, 나의 가치관이 담긴 공간과 삶에 관한 이야기인 것입니다. 누구나 매일 마주하는 집이라는 공간 안에서도 가구의 위치나 소품의 위치를 이리저리 옮겨 보고 식탁 위에는 자신이 고른 팬던트를 떨어뜨려 따뜻한 조명 빛 아래 예쁘게 플레이팅한 치즈와 와인을 마셔보기도 합니다. 또한 장미 몇 송이를 꽃병에 담아 장식해보기도 하죠.

아침에 일어나 물을 한잔 마실 때의 유리컵과 샤워할 때의 비누와 칫솔 등 모든 것들이 ‘내가 선택한’ 것들 입니다.

 

<디자인의 재발견>의 가시와기 히로시는 이러한 작은 행위에서도 디자인은 만든 사람, 즉 디자이너만의 것이 아니라 사용하는 사람의 것이며, 디자인의 진정한 주인은 ‘마음에 듦’이라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 물건을 선택하는 행위부터 하나의 디자인이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나만의 마음에 듦’을 저는 ‘취향’이라 정의하고 싶습니다.

 

‘좋은 취향’은 원래 ‘건전한 판단력’이라는 개념에서 출발했듯이, 일상에서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느끼고, 아름답게 생각하는지… 등을 판단하는 것이 ‘나’라는 사람일 것입니다. 이것이 각자의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디자인적 삶이란 거창한 것이 아닌 나의 선택이 반영되어 있는 일상이며, 이러한 것들이 담기어 있는 공간이 나의 공간입니다. 그래서 공간은 그 사람을 닮을 수 밖에 없는 것이죠. 공간 디자이너로서 디자인을 일로서 고민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것 또한 우리의 일상을 조금 더 정성스럽게 들여다보면 그 만큼 풀어내는 디자인은 풍요로워 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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