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생활 속 소소한 즐거움이 깃든 물건, 사람, 생각을 디자인에 담았습니다.
ddp디자인페어와 함께 당신만의 원더풀한 디자인 세상을 만나보세요.

21세기를 준비한다: 디자인 협력을 통한 SME 지원 전략 [제2편]

디자인 협업의 원칙과 디자인 감사 진행방법 
2021-08-23825


 / 마리오 갈리아르디 (Mario Gagliardi) 



마리오 갈리아르디(Mario Gagliardi, 오스트리아

Mario Gagliardi Design 대표로 알레싼드로 멘디니와 리햐르트 자퍼 밑에서 디자인을 수학하고 필립스 전자에서 산업디자인에 입문했다한국에서 한국디자인진흥원(KIDP) 컨설턴트, LG생활건강 최고디자이너삼성IDS 컨설턴트오스트리아 연방과학부 컨설턴트카타르재단 CEO 지냈다. IDAS-홍익대와 덴마크 올보르대에서 교수로 역임했다.


디자인 협력은 회사와 업체에 투명하고 공정하며 장기적 주안점에 근거한 즉각적인 역량을 더해준다. 

다음은 성공적 협업을 달성하기 위한 6대 원칙이다.



디자인 협업의 원칙


원칙 1. 내 사업과 맞는 인재인가? 

기업-디자이너 협업 프로젝트의 출발은 업체에 적합한 디자이너 발굴에서 출발한다. 지인의 소개로, 단지 유명한 디자인 에이전시라는 이유로, 또는 유명한 디자이너가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 등으로 인해서 가장 많은 의사결정 오류가 벌어질 수 있는 단계다. 매 디자인 프로젝트는 독특하다. 그래서 디자이너의 과거 작업 만으로 미래의 작업을 추측하는 것은 옳지 않다. 대신 디자이너와 기업이 좋은 궁합일지 측정할 때 우연에 맡길 것이 아니라 디자인 감사를 실시해야 한다. 디자인 감사가 끝나면 디자이너의 개인적 관심사와 열정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디자이너가 프로젝트에 대한 비전과 예상 클라이언트 업체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발표하도록 한다. (, 미리 아이디어를 무료로 제공하면 안 되므로 최종 디자인이나 결과물을 공개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디자이너가 해당 프로젝트에 얼마나 진정한 열정과 상상력을 갖고 임할 태도인지 잠재적 클라이언트 업체는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느낄 수 있다.


원칙 2. CEO가 몸소 관여한다.

성공 기업에는 디자인과 CEO 사이에 남달리 가까운 관계가 형성돼 있다. 소니 초창기 노리오 오가는 모리타 아키오 소니 창업자를 설득시켜 사내 중앙 디자인부를 설립한 후 오가 사장이 직접 관리했다. 그의 감독 하에 구축된 소니 디자인 언어는 1970~1980년대 소니를 세계적 전자용품 업체로 성장시켰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도 디자인에 대한 열정으로 유명하다. 리햐르트 자퍼가 디자인한 조명을 썼고, 찰스와 레이 이임즈와 디터 람스가 디자인한 브라운 가전을 동경했던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사내 디자인실을 방문해 디자이너들과 토론했다. 일런 머스크도 테슬라의 사내 제품 디자인과 엔지니어링 부서를 직속 관리하고 있을 만큼 디자인을 진지하게 다룬다. 사업체 조직의 일부로서 스며들어 있을수록 디자인도 유용하다. 디자인은 회사 내부의 여러 기능 - 전략, 혁신, 제품개발, 생산, 마케팅, 영업 - 과 교차하기 때문이다.

디자인을 사내 기능적 부서 하에 두면 안 된다. 예를 들어보자. 마케팅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다루는 부서다. 반면에 훌륭한 디자인은 사람들이 뭘 원하는가에 대해서가 아니라 사람들이 뭘 원하는지 아직 모르고 있는 것을 창조하는 일이다. 마케팅 부서의 지휘 하에서 작업하는 디자이너는 디자인은 스타일링(styling) 업무에 그쳐서 제품의 비전을 창조할 수 없게 된다. 또 엔지니어링 부서 밑에서 일하는 디자이너는 제품의 미학적·심리적 요소를 무시하고 오로지 기능적 원리에 충실한 디자인을 하게 된다. 디자인을 타 부서에 종속된 업무로 간주하면 디자인의 전략적 측면은 몰살당한다. 디자인은 비전 창출, 혁신, 설득력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전략적 자원인 만큼 기업의 최고경영진의 우선적 관심사여야 한다.


원칙 3. 리스크와 보상을 공유한다.

이번 기획한 디자인은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것인가? 모든 시도에는 리스크가 따른다. 과거 전통적인 비즈니스 관계에서 디자이너는 클라이언트 업체측에게 여러 서비스 제공자중 하나였다. 회사는 초빙한 디자이너의 디자인 결과물의 매출 성패를 오롯이 책임졌다. 그러나 새로운 디자인 협업 시스템에서는 디자이너와 클라이언트가 리스크를 공유한다. 프로젝트 담당 디자이너는 매출의 일정비율을 성과급으로 보상받도록 하면 디자이너는 디자인 외에도 생산공정, 마케팅, 영업 영역까지 적극적으로 협력할 동기를 느낀다. 디자인이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면 업체와 디자이너 모두에게 이득이 돌아가도록 한다.


원칙 4. 개방성과 투명성

진실성 담긴 협업을 위해서는 관여된 모든 당사자들 사이의 신뢰(trust)와 개방성(openness)이 필수적이다. 디자이너는 주어진 프로젝트에 관련된 모든 사항들- 최고경영진에서 생산공장의 세부적 상황까지-을 속속들이 알고 있어야 한다. 디자이너에게는 최고경영자에서 생산라인 작업자까지 클라이언트 회사의 모든 구성원들이 동등한 업무 파트너다. 개방적이고 투명한 소통은 신뢰와 공통된 책임의식을 키운다.


원칙 5. 프로젝트가 마감되어도 디자인은 끝나지 않는다.

디자이너가 신제품 개발 업무를 종결했어도 디자인은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일단 신제품 또는 서비스가 시장에 진출하면 그것은 소비자들과 대화에 돌입한 것과 같다. 소비자들은 디자이너의 의도와 결과물을 브랜드와 연관지어 해석하고 시장 내 경쟁 제품·서비스와 비교해 평가를 내린다. 소비자 피드백과 소비자 경험담은 반드시 디자인 과정으로 재반영시켜 반복적 혁신 작업으로 순환되어야 한다

기억하자 : 혁신 시도가 실패하는 이유는 아이디어의 부족 때문이 아니라 끈기 부족 때문이다.

혁신은 체계화된 역량이어야 하고 디자인은 핵심 경쟁력이어야 한다. 혁신이란 신제품과 새로운 서비스 아이디어 만을 뜻하는 게 아니다. 가치, 경험, 과정, 네트워크를 포함한 시스템 전반이 관여되어야 한다

더 효과적인 디자인 지원 시스템을 향하여 

과거 내가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각 나라의 디자인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해 본 결과, 사업체들은 재정적 지원을 원하지만 굳이 디자이너와 협업을 하고 싶어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사업체들은 디자이너와의 컨설팅 과정 속에서 부득이 예산 부족 때문에 프로젝트를 중단해야 하거나, 지원금은 확보하되 지원 정책 규정은 회피하기 위해 최종 단계에서 디자인을 미세하게 변형시켜 참여했던 디자이너의 기여를 백지화시킨 후, 지원 프로그램 시한이 종료된 후 개발된 디자인을 생산 출시한 경우도 있었다.




디자인 감사 진행 방법


디자인 감사는 디자이너의 포트폴리오와 이력서를 기초로 실시되며, 디자인에 대한 탄탄한 지식을 갖춘 전문가 심사위원들이 진행한다. 감사 예선은 5 역량축에 준거하며 후보 디자이너들은 심사위원들로부터 0~6까지 수치화된 평가를 한다. 경쟁 참여자들중 최고 점수를 받은 후보에게는 클라언트 기업의 최고경영진과 자유 대화 비전 프레젠테이션을 있는 본선 심사 자격이 주어진다.



역량축 1: 혁신성

혁신은 비즈니스의 생명선이다. 디자이너의 혁신적 사고 수준은? 디자이너가 제출한 포트폴리오는 평범한 사고방식과 고정된 형식을 담고 있나 아니면 혁신적인 접근방식과 흥미로운 실험정신을 담고 있나? 단계에서 디자이너의 혁신적 사고 수준을 분석하면 미래 작업의 혁신도를 미리 측정할 있다. 

*점수 스케일: 판박이 템플릿 수준은 0, 양호한 독창성은 3, 고도의 혁신성은 6


역량축 2: 작업 태도(Stance)

디자이너의 작업 태도는 자칫 간과하기 쉽지만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나는 일반적으로 3부류 - 모방자(copiers), 에고이스트(egoists), 이타주의자(altruists) - 분류한다. 디자이너는 남의 것을 모방하는 경향이 많은가, 프로젝트와 무관한 독자적 디자인을 고수하는 타입인가, 혹은 클라이언트를 위해 프로젝트 마다 스타일을 개발하는 타입인가? 만일 여러 회사와 제품에 가지 스타일을 일관적으로 적용하는 디자이너는 클라이언트 보다는 개인적 작업 추구에 관심이 많은 타입이다. 협업에 가장 이상적인 디자이너는 자기 스타일 고수 보다 클라이언트 이미지 개발을 우선하는 타입이다.

*점수 스케일: 모방자는 0, 단일 스타일 디자이너는 1~2, 클라이언트별 여러 다양한 디자인을 수행한 성공 사례 횟수에 따라 3~6


역량축 3: 기량폭(Skill spectrum)

후보 디자이너는 좁은 영역에 능한 전문가 타입인가 아니면 다분야 영역에 걸친 다방면적 역량을 갖춘 타입인가디자인 관련 분야 - 예컨대, 비즈니스 경영, 엔지니어링, 마케팅 - 광범위한 지식과 경험이 있나? 디자이너의 역량 범위가 넓을수록 소비자 요구, 기업의 니즈, 시장 압력의 복잡성에 대응할 있다. 특히 단일 디자이너 보다 디자인팀과 협업하려는 회사라면 후보 디자이너의 협업 준비성과 동료와 협력 태도를 유심히 관찰한다. 

*점수 스케일: 단일 분야 전문가는 0~1, 하나 이상의 디자인 영역(산업, 그래픽, 인터랙티브 ) 협력해 디자이너는 2~3, 비즈니스 경영, 엔지니어링, 마케팅 추가 경험이 있는 디자이너는 4~6


역량축 4: 기업 경험 (Corporate experience)

후보 디자이너는 기업 역학과 구조를 경험해 적이 있는가? 기업에서 일해 경험은 회사가 원하는 , 업무절차에 대한 이해도는 디자인 개발과 시장 성공 잠재성을 높인다. 디자인 협업의 궁극적 목표는 우수한 아이디어를 실현시키는 것이며, 기업이 제공하는 상품화, 생산, 유통, 영업 부문의 지원은 상품의 시장진출 가능성을 높인다.

*점수 스케일: 기업 상품화 무경험자는 0, 입문 인턴십 경험자는 1~2, 서너 차례 이상 프로젝트 경험자는 3~4, 기업과 다수 협업 경험자는 5~6


역량축 5: 협동 준비성 (Cooperation readiness)

후보 디자이너는 협업해 경험이 있는가 아니면 독불장군인가? 혼자 일하기 좋아하는 개인이라도 누구나 협업을 수련할 있고, 협업은 성공적 디자인 개발 과정과 복잡다단한 시장 난관을 해결해준다. 디자이너의 작업 스타일은 흔히 이론지향적 혹은 실무지향적이다. 실무경험이 부족한 이론지향적 타입은 실행에 실패하기 쉽고, 실무에 치우친 접근법은 디자인 프로젝트에서 요구되는 디자인적 고려능력이 부족하다. 이론과 실무 경험을 골고루 갖춘 후보자가 가장 이상적이다.

*점수 스케일: 약한 협력 준비성~이론과 실무가 겸비된 다경험과 협력 채비 태도 겸비자 순으로 0~6 



( 사진 ) 협동은 훈련가능하다. 덴마크 올보르 대학 산업디자인 학과 석사과정 수업 협업하는 학생들의 모습

©Mario Gagliardi Design. 



21세기를 준비한다 : 디자인 협력을 통한 SME 지원 전략 [제1편]
이케아(IKEA) X 피자헛(Pizza Hut) 피자 테이블
TOP
a